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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가르침/[노자이야기] 붓다의 관점으로 풀어 쓴

[명상으로 풀어 쓴 노자 도덕경(17)] 50장 출생입사 出生入死

by 마법사엘 2022.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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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장 출생입사 出生入死 삶으로 태어나서 죽음으로 들어간다

 

 

"삶을 벗어나 죽음으로 들어선다.

 

 삶의 길이 열에 셋이요, 죽음의 길이 열에 셋이며, 사람이 살면서 죽는 곳으로 움직이는 길이 또한 열에 셋이 있다.

 무엇 때문인가? 삶을 살아가는 것을 지나치게 (살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듣자 하니 삶을 잘 보존한다고 하는 사람은 뭍에서도 외뿔소나 호랑이와 마주치지 않고, 전쟁터에 들어가도 갑옷과 병기를 걸치지 않는다고 한다. 외뿔소는 그 뿔로 들이받을 곳이 없고, 호랑이는 그 발톱으로 할퀼 곳이 없으며, 병기는 그 칼날을 들이밀 곳이 없다.

 무엇 때문인가? 그에게는 죽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첫문장 "삶을 벗어나 죽음으로 들어선다". 원문은 제목과 같이 출생입사出生入死 이다.  계속해서 참고하고 있는 번역문의 일부인데 약간 껄끄럽게 느껴져서 다음과 같이 바꾸어보았다.

 

"삶으로 태어나서(태어남으로써 삶이 시작되고) 죽음으로 들어간다"

 

태어남은 시작이고 죽음은 끝이다. 이것이 삶이다. 그런데 붓다께서는 사성제四聖諦 중 첫번째로 고성제苦聖諦를 천명하였듯이 태어남과 죽음, 그리고 삶은 그 자체로 괴로움인 것이다. 

 

태어남과 죽음이 각각 삼분의 일씩 더하여 삼분의 이(2/3) 이고, 살면서 죽는 곳으로 움직이는 길이 나머지 전부라 한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윤동주 시인의 서시의 한 구절처럼 살아있는 것들은 모두 죽어가는 것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음을 향해 움직인다. 게다가 그나마도 살아있는 모든 것은 괴로움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수는 있어도, 그럴듯한 긍정적인 생각으로 채색한다 해도 삶에서의 괴로움은 그야말로 팩트다. 항상 잠시잠깐의 즐거운 순간을 위해 더 기나긴 지루함과 괴로움을 참아내야만 한다.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때 (특히 그런지 얼마 안되었다면) 참 우울하다. 세상이 온통 잿빛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괴로움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이런 우울한 생각들이 전부는 아니다. 

 

"무엇 때문인가? 삶을 살아가는 것을 지나치게 (살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삶이 괴로움임을 받아들일 때 부정적으로 되는 이유, 괴로워지는 이유는 지나치게 살아가려 하기 때문이다. 즉 달리 표현하면 집착 때문이다.  욕심 때문이고, 욕심을 바탕으로 일어나는 화 때문이고 이 모든 바탕에 깔린 어리석음 때문이다. 붓다는 사성제에서 존재 자체의 근본적인 괴로움인 고성제 다음으로 괴로움의 원인인 집성제를 천명한 바 있다.  

 

다음으로 노자는 이 장의 앞부분에서의 이야기와는 다른 반전을 이야기하고 있다.

 

"듣자 하니 삶을 잘 보존한다고 하는 사람은 뭍에서도 외뿔소나 호랑이와 마주치지 않고, 전쟁터에 들어가도 갑옷과 병기를 걸치지 않는다고 한다. 외뿔소는 그 뿔로 들이받을 곳이 없고, 호랑이는 그 발톱으로 할퀼 곳이 없으며, 병기는 그 칼날을 들이밀 곳이 없다.

 무엇 때문인가? 그에게는 죽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소 신비롭게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다. 하지만 핵심 포인트는 마지막에 있다. '그에게는 죽을 곳이 없기 때문' 이다. 성인聖人은 모든 이원성, 상대성을 초월한 존재다. 길고 짧고, 높고 낮고... 하는 모든 것, 살고 죽고, 괴롭고 즐겁고... 하는 모든 것을 초월했다. 

 

명상의 핵심인 삼매의 초기(여덟 단계의 삼매 중 첫번째인 초선)에는 거친 희열이 따른다. 삼매가 깊어질수록 거친 희열은 부드러움으로 바뀌고, 행복과 기쁨조차 버려져 이원성을 초월해간다 - 삼매는 도성제의 일환이다. 그리하여 그 모든 것을 떠날 때, 열반에 들면 생을 이어가게 하던 연료와 불이 꺼진다. 죽었지만 죽지않았다. 살아있지만 산 것이 아니다. 삶과 죽음, 모든 것을 초월했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죽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괴로움은 완전히 종식되었다 - 멸성제.

 

태어남은 부수어졌고, 

청정한 삶은 이루어졌고, 

해야 할 일을 다 마쳤으니, 

더 이상 윤회하지 않는다. 

(Khīṇā jāti, vusitaṃ brahmacariyaṃ, kataṃ karaṇīyaṃ, nāparaṃ itthattāyā)

 

 

모든 존재들에게 괴로움이 없기를.

 

- 明濟 전용석

한흐름 마음비움센터 I 한흐름 기명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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