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장 不出戶知天下 불출호지천하 - 문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를 알다
"문을 나서지 않고도 천하의 일을 알고,
들창을 엿보지 않아도 하늘의 이치를 볼 수 있다.
그 나아가는 것이 점차 멀어질수록 그 지(知)는 더욱 적어진다.
이 때문에 성인은 다니지 않아도 알고, 보지 않아도 밝아지고, 하지 않고도 이룬다."
성인이 무위無爲에 이른 경지, 도道에 이른 경지를 설명하는 장이다.
한 손에 다섯 개, 양 손에 열 개, 각각의 손가락에는 각각의 이름이 있지만 본래 하나의 존재이듯이, 모든 사물 모든 존재들에게는 각각의 이름이 있지만 본래 하나인 존재다. 가장 깊은 차원, 가장 높은 차원, 도와 근원의 차원에서 볼 때 그렇다.
"그 나아가는 것이 점차 멀어질수록 그 지(知)는 더욱 적어진다."
여기서 지知는 지식의 의미에 가깝다. 자꾸 세상으로 나아갈수록, 세상일에 엮이면 엮일수록, 그리고 세상 지식에 탐닉하면 할수록 머릿속 지식과 세상적 지식(노하우 등)은 늘어날 것이다. 눈으로 직접 보는 것에 탐착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채워지면 채워질수록, 비움과 멀어질수록 근원과도 멀어진다. 하나(一)로부터 멀어진다. 성인의 경지와는 멀어지게 된다.
반대로 밖으로 향하는 감각의 문, 안이비설식, 다섯 감각의 문을 닫고 안으로 향하면 향할수록, '나아가는 것이 멀어질수록' - 지知는 더욱 적어지고 전체와 하나가 된다. 전체인 근원, 도道와 가까워질수록 무위이며 성인의 경지 - 다니지 않아도 알고, 보지 않아도 밝아지고, 하지 않고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성인들에게서는 소위 초능력과 유사한 능력들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불교만 해도 신족통, 천안통, 천이통, 타심통, 숙명통, 누진통과 같은 육신통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초능력을 목적으로 수양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돈을 벌고 싶으면 직접 돈 벌 궁리를 하는 게 빠르고, 남들로부터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다면 연예인이 되는 쪽이 낫다. 기껏 갈고 닦은 초능력을 과시해서 잘 되봐야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를 일 말고 뭐가 있겠는가. 다만 참수행으로 자신을 크게 비우고 고차원의 경지에 이른다면 그에 어울리는 신통력도 자연스레 뒤따른다. 설령 그런 일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자신을 높게 보이려고 드러내기보다는 잠자코 보물처럼 숨겨두고 있어야 할 것이다.
깨달음을 얻겠다고 하는 수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의외로 비뚤어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런 이들 중에는 현실감각이 부족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주위 가족이나 친지들로부터 무시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에게 깨달음의 목적은 주위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인정 받고 싶은 욕구가 가장 큰 것이었다. 이런 이들 중에는 특히 잘못된 체험을 경험하거나 빙의령과 결탁한 후 모종의 능력을 얻어 사이비 종교나 수련 단체의 수장이 되는 경우가 많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바른 수행을 위해서는 곳곳에 매설된 지뢰를 잘 피해가야만 한다. 경계하고 또 경계할 일이다.
- 明濟 전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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