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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가르침/[노자이야기] 붓다의 관점으로 풀어 쓴

[노자 도덕경(6)] 21장 孔德之容 공덕지용 - 명상과 불교수행으로 풀어 쓴...

by 마법사엘 2022.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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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孔德之容 공덕지용 - 큰 덕의 모습은 오직 도만을 따른다

 

"큰 덕의 모습이란 오직 도만을 따른다.

 도라고 하는 것은 황恍하고 홀惚하다.

 홀하고 황하니, 그 안에 형상이 있다.

 황하고 홀하니, 그 안에 사물이 있다.

 그윽하고 어슴푸레하니, 그 안에 정미한 (정精) 것이 있다.

 그 정미함은 매우 참되니, 그 안에 믿음이 있다.

 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이름이 없어지지 않았으니, 그로써 만물의 시작을 살핀다.

 내가 어떻게 만물이 시작하는 형상을 알았겠는가? 이것(도道) 때문이었다."

 

우리는 흔히 도덕(道德)이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윤리규범을 떠올리고 고리타분하게 느낀다. 노자의 도덕경은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도道경과 덕德경이다. 노자 도덕경은 그야말로 도덕에 관한 책이다. 19장과 20장의 다음 내용들을 살펴보자.

 

"인仁을 끊고 의를 버리면 백성은 효성과 자애를 회복하게 된다"

- 노자 19장

 

"학문(지식)을 끊으면 근심이 없어진다"

- 노자 20장

 

이전 장에서 노자는, 그리고 장자는 노자보다도 훨씬 더 심하게 공자를 쪼다로 여긴다고 언급했었다. 노자는 공자의 가르침을 무시하고 정반대의 의견을 거침없이 내세운다. 공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인의예지신을 부정한다. 지식을 통한 학문은 무의미하다. 사람들이 대체로 떠올리는 도덕 개념은 공자에 가깝다. 노자의 도덕은 공자의 그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지금 도道에 대해 서술해나가는대로 도는 근원이며 만물의 어머니다. 덕은 도를 따르면 자연스레 뒤따라 세상에 드러나는 것이다. 노자의 도덕은 지키고 따라야할 무언가가 아니며 인성을 초월한 성인(聖人)에게서 자연스레 발현되는 것이다. 인성을 초월한 성인은 오직 비움으로써 완성된다.

 

 "도라고 하는 것은 황恍하고 홀惚하다.

  홀하고 황하니, 그 안에 형상이 있다.

  황하고 홀하니, 그 안에 사물이 있다."

 

황과 홀은 우리가 흔히 쓰는 '황홀하다'는 그 표현의 황과 홀이 맞다. 

 

恍 황홀할 황, 용맹스러운 모양 광

1. 황홀하다(恍惚ㆍ慌惚--)

2. 멍하다

3. 어슴푸레하다

4. 마음을 빼앗겨 멍한 모양

5. 형체가 없는 모양

6. 어슴푸레한 모양

 

惚 황홀할 홀

1. 황홀하다(恍惚ㆍ慌惚--)

2. 흐릿하다

3. 확실(確實)하게 보이지 않는 모양

4. 마음을 빼앗겨 멍한 모양

 

도는 황하고 홀하다고 하였다. 그렇기에 그 안에 형상과 사물이 있다고 하였다. 황과 홀은 서로 뜻이 다르지 않다. 뭔가 어슴푸레하고 흐릿한 상태다. 없지는 않고 확실한 있음도 아니다. 어찌 표현하면 빵이 만들어지기 전의 반죽과 같은 상태라고나 할까? 이전 장을 비롯해 필자의 저서인 <비움과 치유의 근원 에너지> 에서도 언급했지만 도道는 근원이며 상징기호를 써서 표현하자면 O 이라고 하였다. 그 반대극에 존재하는 현실, 물질계, 세상은 지극히 구체화, 형상화된 차원이며 상징기호로는 ㅁ을 써서 표현할 수 있다 하였다. 그리고 O과 ㅁ의 세상 사이를 메우는 간극의 모든 것을 기氣라고 정의하였다. 단단하게 보이고 만져지는 물질화된 상태 이전의, 아직은 비구체화된 어떤 것에 대해 노자는 황과 홀이라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결국 도의 다른 모습이며 기氣라고도 정의할 수 있다. 

 

"그윽하고 어슴푸레하니, 그 안에 정미한 (정精) 것이 있다.

 그 정미함은 매우 참되니, 그 안에 믿음(신信)이 있다."

 

도는 황하고 홀하다. 또한 그윽하고 어슴푸레 하니 그 안에 정精이 있다. 한편으로 정精은 물질 이전의 기운, 즉 선도, 단학, 도교 등에서 일컫는 물질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 에너지를 뜻하기도 하지만 여기서의 정은 그런 뜻은 아닌 걸로 보인다. 

 

精 정할 정/찧을 정

1. 정하다(精--: 정성을 들여서 거칠지 아니하고 매우 곱다)

2. 깨끗하다

3. 정성스럽다(精誠---)

4. 찧다(쌀을 곱게 쓿다)

5. 뛰어나다, 우수하다(優秀--)

6. 가장 좋다, 훌륭하다

7. 총명하다(聰明--), 똑똑하다, 영리하다(怜悧ㆍ伶俐--)

8. 세밀하다(細密--), 정밀하다(精密--), 정교하다(精巧--)

10. 정통하다, 능통하다, 능하다(能--)

11. 순수한, 정제(精製)한, 정련한

12. 몹시, 매우, 대단히

13. 정기(精氣), 정신(精神), 정력, 원기(元氣)

14. 요정(妖精), 정령(精靈), 요괴(妖怪)

15. 도깨비

16. 정액(精液)

 

정은 깨끗하고 훌륭하고 정묘하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러므로 참되다. 그러므로 거짓되지 않다 - 참되므로 믿을만한 것이다.

 

"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이름이 없어지지 않았으니, 그로써 만물의 시작을 살핀다.

 내가 어떻게 만물이 시작하는 형상을 알았겠는가? 이것(도道) 때문이었다."

 

그것을 도道라 부르든 근원이라 부르든, O이라는 상징부호를 붙이든 진리라 일컫든, 무구한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도道는 존재해왔다. 이는 무한한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明濟 전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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