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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가르침

[나는 누구? 마음은 무엇?] 존재의 한 축을 이루는 행行 - 샹카라(shankara)에 대하여

by 마법사엘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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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반적으로 자기 존재를 몸과 마음으로 나누어서 봅니다.

붓다의 가르침에서 존재는 몸을 색온色蘊으로, 마음은 수상행식受想行識 - 느낌, 지각, 형성, 의식의 4가지로 분류합니다. 밀린다왕문경에서 홀로 깨달은 벽지불들은 마음을 마음이라고만 알지만 붓다께서는 마음을 수상행식 4가지 무더기로 나누어 설명하신 점에 대해 찬탄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오온 중에서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행行 에 대해서만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한자 그대로만 보면 行은 doing의 의미지만

한자 行이라 옮겨진 붓다의 가르침의 행은 본래 shankra - 형성 혹은 의도라는 의미이지요.

잘 알려진대로 존재의 한 축인 마음을 구성하는 색온을 제외한 4온인 수상행식 중 하나(행온)입니다.

 

글자가 行이라 옮겨지다보니 오온을 피상적으로 이해할 때도 행온은 '실천' 이라는 의미로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가버리는 경우도 많은데요. 일단은 그런 이해는 크나큰 왜곡을 불러 일으키는 원인이 되지요. 그렇기에 초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이고요.

 

위에서 shankra(行)가 형성 or 의도라고 표현했는데 글자 그대로만 보면 의미가 전혀 달라보입니다.

 

형성形成 이란 사전적으로 '어떤 형체를 이룸' 이라는 의미입니다.

의도意圖 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 또는 무엇을 하려고 꾀함.' 이라는 뜻이고요.

 

하지만 조금 사유해보면 의도가 형성으로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인가에 대해 '의도'를 일으키면 그 결과가 '형성' 되지요. 창조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창조하기 위한 의도가 필요합니다. 즉 의도는 기운(에너지)의 형성을 낳고 기운의 형성(위 사전적 의미로 기운이 모여서 형체를 이루어서)은 물질적 창조를 낳는 것입니다. 결국 의도와 형성은 불가분의 관계가 되는 것이죠.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doing의 의미인 행行을 shankra의 참된 의미와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의도는 실천을 낳는다, 무언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뭔가 의도를 가지고 행해야 한다고 해야겠네요. 다소 억지스러운 느낌이 있겠지만요.

 

한편 shankara는 업(業, karma)의 속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보통 신구의 삼업(三業) 이라고 표현하죠. 행위와 말과 생각으로 짓는 업, 현생이나 내생의 언젠가 조건이 맞으면 발현될 과거의 원인에 의해 '형성'되어 잠재된 씨앗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씨앗은 적절한 온도와 습도 등 조건이 갖추어지면 싹이 터서 자라날 준비가 갖춰진 것이니까요. 결국 우리 존재라는 것이 과거의 원인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에 어떤 결과로 발현될 잠재적인 상태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12연기에 의하면 괴로움의 시작은 무명無明인 어리석음에서부터이고 무명을 조건으로 행行, 즉 shankara가 생겨납니다. 여기에서 의식도 시작되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쳐 괴로움의 체인,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본래 괴로움의 종식을 목표로 시작된 것입니다.

싯달타의 삶의 이야기로부터 잘 알려져 있듯이 노병사의 괴로움을 어떻게 완전히 끊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이 그 시작이었죠.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행복해질까? 라는 질문에서의 시작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의 다른 법法(가르침)들은 행복의 추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래서 결국은 대부분 '천국 가서 영원히 오래오래 살았데요' 로 끝나고 (일신론 사상), '크고 대단한 신으로 환생해서 우주와 하나가 되자' (힌두교와 같은 다신론) 로 끝나지만 붓다의 가르침은 어떤 존재로도(신이든 인간이든 악처든 간에) 태어남이 없으면(원인의 소멸) 그에 뒤따르는 괴로움도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行 - 형성과 의도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들여다보았습니다.

세상적 이치라면 더 강한 (창조를 위한) 의도를 가지고 형성(창조)에 힘씀이 옳겠지요.

붓다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재가수행자에게는 일정 부분 현실적인 성과를 위해 힘써야 할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행온이 가진 본래 의미를 알고, 결국에는 비우고 내려놓아야 함을 이해는 하고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 明濟 전용석

 

한흐름 마음비움센터 I 한흐름 기명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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