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어느 성자는 '당신은 당신이 섭취하는 음식과 다르지 않다' 고 말했습니다.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삼법인三法印(3가지 현상적 진리/글의 문맥상 진리라고 의역합니다) - 제행무상, 일체개고, 제법무아 - 그중에서도 제법무아인 anatta ([부처님 당대의 언어였던 빨리어] an-atta : atta[빨리어 표기]/atman[아트만 : 산스크리트어 표기]이 아니다, 즉 존재의 무엇도 참나가 아니다) 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나라고 할만한 실체가 없다는 뜻이죠. 서양속담의 'You are what you eat' 이라는 말과도 조금은 일치하지 않은지...
문맥상 조금 차이는 있지만 실생활에 응용하는 측면에서 확장해서 생각해봅니다.
나 라고 할만한 실체는 없지만 완전한 해탈에 이르러 반열반(빠리닙바나 - 깨달은 이가 육체적 존재까지 소멸) 하기 전에는 '나' 라고 부르는 가아(假我) 가 있습니다. 일례로 부처님도 깨달으신 후에도 스스로를 '나' 라고 호칭할 때가 있으셨지요. 환경적인(주변인과의 관계 등) 필요에 따른 겁니다.
참나(빨리어 atta / 산스크리트어 atman)는 없으되 완전한 소멸(반열반) 전까지 남아있는 존재의 흔적을 지칭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요. 반대로 갈애, 집착, 무명 등의 원인에 의해서 이 생의 몸이 죽어서도 다시 재생(환생, 윤회)하게 됩니다.
그럼 이 '나' 는 무엇일까요?
일으키는 마음이 있고, 과거의 연속체로써의 몸이 있고 그에 연결된 환경이 있습니다. 범위를 좁게 줄여서 보면 이런 '나' 는 '음식' (의 결과물) 이고 넓게 확장시켜보면 '환경' 입니다. 나는 내가 그렇다고 여기고 착각하는 내가 진짜가 아니고 (뇌과학자들도 호문클루스의 역설에 대해 피력하지요. '나' 라는 것은 없다고) '그저 환경' 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몸은 에너지적 차원에서 좀 더 고밀도의 환경이라 말할 수 있겠지요. 나는 환경과 일체 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주의하세요. 나는 생각보다 크게 환경의 영향을 받음을 뜻하는 겁니다.
부처님은 그 당시 시대적 '환경'에 맞게 출가자라면 빈 집이나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으라고 누누이 강조하셨습니다. 우리는 출가자도 아니고 당시의 환경과는 다릅니다.
재가수행자이기 때문에 나름의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수행의 중요한 일환이기도 합니다.
너무 바쁜 일터나 직업적 조건 등은 당연히도 심한 악조건이며 탐진치를 더욱 크게 불러일으킬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개선해나가야 할 환경적 조건 (위에서 설명한대로 자신의 일부로 인식할 수 있는, 대신에 가장 변화하고자 하는 의도에 대한 반응이 느린 대상) 일 것입니다.
그러니 그러한 환경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자신에 대해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엄밀히 말하면 '나' 라고 할만한 명확한 대상도 없고, 좀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내 몸이다, 내 마음이다' 라는 어리석음을 바탕으로 집착하기 때문에 생긴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당장 어쩔 수 없는 일, 일어나는 내적인 탐진치(탐욕, 화, 분노, 좋고 싫음에 대한 판단, 어리석음 등) 에 대해서는 일단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흘려보내세요.
그리고 환경(일 혹은 외부적인 스트레스 등) 에 치이는 시간은 너무 큰데 비해서 상대적으로 내적 안정과 수행(즉 명상, 마음챙김, 이완 등) 에 집중하는 시간이 적음을 인식하고 조금이라도 늘리는 노력을 해보기를 바랍니다. 따지고 보면 하루는 24시간으로 고정적인데 일반적으로 자고 먹고 쉬는데 최소한 12시간,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외적이고 감각적인 대상들에 마음의 에너지를 소요하고 기껏해야 하루 1-2시간을 내적으로 의미있는 일에 할당하죠. 그것도 매일이 아니니 평균으로 따지면 더욱 줄어듭니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늘리는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그저
진인사 - 할 수 있는 한 현실적인 노력에 힘쓰고, 내적인 수행에도 나름의 노력을 더하고
대천명 - 현실에서도 내적인 수행에서도 결과를 받아들이고 내맡김으로
바르게 정진하며 - 한걸음 또 한걸음 (조금씩 점진적으로).
내면의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길입니다.
- 명제明濟 전용석
한흐름 마음비움센터 I 한흐름 기명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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