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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가르침/[노자이야기] 붓다의 관점으로 풀어 쓴

[명상으로 풀어 쓴 노자 도덕경(24)] 77장 天之道 천지도 - 하늘의 도는... / 노자와 붓다의 가르침의 비교 (끝)

by 마법사엘 202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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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장 天之道 천지도 - 하늘의 도는...

 

"하늘의 도는 아마도 활을 당기는 것 같구나!

 (활시위가) 높아지면 눌러주고 낮아지면 들어준다.

 남는 것이 있게 되면 덜어내고 부족한 것이 있게 되면 보태준다.

 하늘의 도는 남는 것을 덜어내어 부족한 것을 보태주나, 사람의 도는 그렇지 않으니, 부족한 것을 덜어내어 남음이 있는 편을 봉양해준다.

 누가 남음이 있는 것을 가지고 천하를 봉양할 수 있겠는가? 오직 도를 지닌 자일 것이다.

 이 때문에 성인은 (무엇을) 하고도 의지하지 않고, 공을 이루어도 머물지 않으니, 그것은 현명함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이 장에서 노자는 도를 활시위를 조율하는 것에 비유하고 있다. 이 비유는 붓다 재세시 제자였던 소나 존자에 대해 떠오르게 한다. 소나 존자는 너무나도 치열하게 수행했으나 결국 열반에 이르지 못하자 환속하려고 마음 먹게 된다. 다음은 이를 본 붓다가 소나에게 전한 가르침이다.

 

“소나여, 그대는 출가 전에 류트(인도 전통 현악기의 일종)를 잘 다루었다. 그대가 류트를 다룰 때 활줄이 지나치게 팽팽하거나 느슨하면 그 때는 선율이 아름답고 연주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소나여, 류트의 활줄이 지나치게 팽팽하지도 느슨하지도 않게, 음(音)이 적당하게 맞추어져 있을 때 선율이 아름답고 연주하기에 적합하게 된다. 그와 같이 지나치게 열심히 정진하면 마음은 들뜨고, 지나치게 느슨한 정진은 나태함을 일으키게 된다.”

- 소나경 중에서

 

소나 존자의 수행의 실패는 줄을 너무 팽팽히 조았기 때문임이 분명하다. 붓다의 가르침을 듣고 실천한 소나는 얼마 후 열반에 이르게 된다.

 

“세존이시여, 아라한이고 번뇌를 다했고, 삶을 완성했으며, 할 바를 다 했고, 짐을 내려놓았으며, 참된 이상을 실현했고, 삶의 족쇄를 부수었으며, 바른 구경(究竟)의 지혜로 해탈한 비구는 번뇌가 다했음에 대한 확신이 있고, 열반에 대한 확신이 있고, 악이 없음에 대한 확신이 있고, 갈애가 소멸됐음에 대한 확신이 있고, 집착이 소멸됐음에 대한 확신이 있고, 어리석지 않음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그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소멸하였기 때문에 열반에 대한 확신이 있습니다.”

- 소나경 중에서

 

소나 존자의 열반 후의 게송은 상윳따니까야에 기록된 붓다의 간결한 선언을 떠오르게 한다.

 

탐진치를 완전히 뿌리뽑으면 해탈이다.

- 붓다

 

우리는 노자 77장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신할 수 있다. 하늘의 도는 중도(中道)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하지만 중도는 분명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든지, 괴로움과 쾌락만 잘 피하면 된다든지 하는 내용만은 아니다. 또한 이런 중도에 대한 내용만을 편협하게 대충 이해하고 지키면 도道(열반)에 이를 수 있다고 이해해서는 곤란하다.

 

“어떤 것이 여래가 완전하게 깨달았으며,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최상의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인가? 그것은 바로 여덟 가지 성스러운 도이니, 바른 견해, 바른 사유, 바른 말, 바른 행위, 바른 생활, 바른 노력, 바른 생각(念: sati), 바른 삼매(三昧: samadhi)이다. 이것이 바로 여래가 완전하게 깨달았으며, 안목을 만들고 지혜를 만들며, 고요함과 최상의 지혜와 바른 깨달음과 열반으로 인도하는 중도이다.”

- 초전법륜경 중에서

 

소나경에서는 현악기의 줄을 적절하게 맞추는 비유를 들었지만 초전법륜경은 중도가 팔정도를 따르는 길임을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노자 도덕경은 전체가 81개의 장으로 이루어져있다. 그 전체적인 내용을 돌아보면 도를 닦는데, 바른 수행의 길을 가는데 도움이 될만한 구절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도덕경에는 이외에도 치세, 처세를 위한 구절들이 혼재되어 있으며, 같은 장에서도 앞부분과 뒷부분의 내용이 잘 들어맞지 않는 구절들도 존재한다. 종합해서 판단해 보면 붓다의 가르침은 2,500년 전부터 아라한과를 얻은 정신력이 비상한 제자들에 의해 팔리어로 구전되어 오다가 후대에 문서로 남겨졌다. 노자의 생몰 연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공자(B.C.500년 전후, 즉 2,500년 전)와 동시대인일 것으로 추정되므로 붓다와 거의 동시대 인물로서, 도덕경은 비슷한 시기에 남겨졌을 것이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도덕경과 붓다의 초기경전을 비교해보자면 도덕경에 비해 초기경전이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훨씬 더 체계적이고 깊이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수행에 뜻을 두고 있는 구도자라면 초기경전의 내용을 반드시 참고로 해야할 것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물론 노자 도덕경도 수행에 있어서 전공 외 교양서적 정도, 주식 외 새참 정도로 참고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 明濟 전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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